할랄 푸드란 무엇인가? 할랄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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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 푸드란 무엇인가? 할랄 괴담


2021. 8. 30.

 

할랄 푸드란 이슬람에서 허용한 식품을 뜻한다. 할랄이라는 말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이 있으며, 말 그대로 이슬람 율법에 허용된 것이다.


동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대한 빨리 절명시키는 인도적인 도축법으로 고안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의식화된 도축법은 이슬람뿐만 아니라 몽골 등의 다른 유목민족들도 갖고 있는데, 이는 현대의 도축업자들도 흔히 앓는, 대량의 동물 살상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완화하는 구실을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 다비하는 현대적 도살법이 등장하기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다비하 자체를 의례의 하나로 보고 준수하는 것을 요구하는 주장과, 명백히 하람인 피를 제거하는 것에 집중하는 주장이 나뉘며, 후자에 근거한 현대화된 도축법도 존재한다.



할랄 도축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희생될 동물의 눈을 가려 자기가 죽는 모습을 보지 못하게 한다.

2. 도살할 가축의 머리를 메카에 있는 카바 신전 쪽으로 향하게 한다.

3. 도축인이 '비스밀라 이르라흐만 이르라힘!'와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치며 살아있는 가축의 목과 식도, 정맥을 한번에 긋는다. 그 밖에도 이 말을 한 다음 양의 심장을 찌르고 가르며 즉사시키는 방법도 있다. 주로 유목민들이 하는 방법이다. 닭을 잡을 때는 산 채로 그대로 참수한다.

4. 사냥한 고기의 경우 사냥의 도구는 금속이어야 하고 즉사가 가능해야 한다. 때려죽이거나 덫으로 잡는 것은 금지되며 고기를 얻을 목적이 분명해야 하며 우연히 죽인 짐승은 먹지 못한다. 그리고 사냥의 도구로 사냥감에 위해행위를 할 적에 문구를 외고 일단 사냥 직후에 일반적으로는 숨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상태에서 가능한 빨리 죽여야 한다. 이미 죽은 경우에는 가능한 빨리 피를 빼야 한다. 또 사냥개가 잡은 경우에는 논란이 있지만 보통 '식량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훈련된' 사냥개라면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개가 일부라도 사냥감을 먹었을 경우에는 사람이 먹지 못한다.

5. 불결한 것인 피는 빠르게 물로 씻어 흘려버려야 하며, 도축장에 피를 남겨선 안된다.

현대적인 공장제 도축법도 전기 충격 즉시 피를 빼내는 것으로 기절과 동시에 즉사시키기 때문에 고통 절감과 혈액 제거에는 충실하다 할 수 있으며, 따라서 메카를 향하고 기도를 올리는 과정만 추가하면 할랄로 보는 견해도 많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의식적인 면을 좀더 강조하여 피를 빼기 위해 베어내는 곳을 다비하 방식대로 해야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와, 피를 빼내는 것 자체에 집중하는 견해로도 나뉜다. 물론, 다비하의 의식적인 면을 강조하여 고전적 방식을 준수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게 지지를 받는 편.

전통적으로 피를 빼지 않고 도축을 하던 몽골 제국은 비슷한 유목 문화인데도 불구하고 다비하 도축에 관해 충돌이 매우 심했다고 한다. 칭기스 칸은 무슬림들의 도축을 동물 학대라고 못마땅해하며 마지못해 이해하고 넘어갔으며, 쿠빌라이 칸은 아예 무슬림의 도살법을 금지시키고 배를 가르는 몽골 전통 도살법으로 바꿨다.

배를 가르는 것이 뭐가 덜 잔혹한지 이상할 수 있으나, 배를 가른후 심장을 베어 도축하는 방법도 숙련된 도축 전문가가 하면 체 30초가 걸리지 않을 만큼 빠르게 가축의 숨을 끊을 수 있다. 그리고 밑의 문단 보면 알 수 있듯이 현재에도 이어지는 할랄 길거리 도축 중 도축당하며 피빠지는 동안 의식이 있어야 전통방식이기 때문에 보기에 잔인하다고 느낄수 있다.

다만 더욱 척박한 사막에서 유목민 생활을 하는 베두인 같은 부족들 중에는 도축 과정에서 나오는 피도 귀중한 자원이기에, 피를 모아다 도축한 동물과 같은 종의 젖을 다섯 배~열 배 정도 넣어 희석해 마시기도 한다. 피가 하람인 것을 알지만, 물이 매우 부족한 사막 지역에서는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취하는 방식이다. 피보다 많은 양의 젖을 타는 행위는 '삿된 것'인 피를 최대한 정화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된 모양.

터키 정부와 동물보호단체의 요청으로, 어떻게 이슬람 율법에 따라 다비하를 하되 동물의 생명도 존중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영상도 만들어졌다. 이 영상은 평소에 먹는 목적이 아닌 희생 제물로 사용할 동물을 도축하기 위해 특별히 고전 다비하를 완전 준수하는 것을 원한 사람을 위해 제작되었는대, 희생절 제물로 쓸 동물의 조건을 소개하고, 동물을 죽일 때 어떻게 진정시키고, 어떻게 최소한의 고통으로 끝낼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위생적으로 고기를 손질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대량의 육류를 처리해야 하는 오늘날 도축장에서 하루종일 기도문을 외치면서 도축 작업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세속화된 이슬람 국가에서는 흔히 기도문을 미리 녹음해 두고 도축장에 계속 반복재생하는 방법을 허용한다. 일례로 비무슬림 사업주가 대다수인 한국에서는 초기에는 일일이 이맘(이슬람 버전 목사)을 불러다가 했는데 번거로운 관계로 모스크에 양해를 구해서 닭을 도축할 때 미리 녹음된 테이프를 틀어서 도축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킨 바도 있다.K-이슬람 이라는 검색어로도 구글에서 쉽게 찾을수 있다. 디지털 음원 매체가 보편화된 현재는 기도문을 MP3 형식으로 녹음해 놓고 음원 재생 기기(PC, 스마트폰, MP3 플레이어 등)를 스피커에 연결해서 재생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세속화가 많이 진행된 곳의 경우 일단 전기충격을 실시한 후 전통 방식으로 도축하는 것처럼 고통을 줄이면서 피를 빼낸다는 조건만 충족하면 할랄로 치는 곳도 많다. 영국에서의 다비하 도축은 전기 충격을 가하는 도축장들이 대부분이라 84-90%의 도축은 동물들이 의식을 잃은 채 진행된다.

한국이슬람중앙회에서의 견해로도 전기충격 방식 또한 할랄로 공식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터키의 도축업자에게 들은 바로는, 전기충격을 해도 한동안은 동물의 신체기관이 여전히 작동하기 때문에 전기충격을 가하고 전통적인 다비하 방식대로 목을 따서 피를 빼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닭의 대가리가 달린 채로 먹지 않는 것은 다른 나라나 종교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미국에선 자동 칼날로 닭들을 컨베이어 벨트에서 자동차 만들듯이 쓱쓱쓱쓱 참수한다. 여기에 닭들이 기절해있고 녹음된 기도문 파일을 틀어놓았다면 그대로 할랄인 것이다.





한국의 할랄 괴담



할랄 푸드 산업의 성장의 일환으로 전라북도 익산시에 설립 중인 국가식품클러스터 내에 할랄 식품단지를 유치하고 있다는 루머가 돌았고, '50만 평 땅을 무상으로 50년간 이슬람에게 넘겨준다느니, 1인당 150만 원씩 그냥 준다느니, 이맘 100만 명이 들어와(50만 평에 이맘 100만명이 들어오면 1평당 이맘 2명이 들어온다는 말인데, 전광훈 교회 같은 극우단체에서는 자신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생각을 못하는 것 같다.) 전북이 이슬람화될 것', '무슬림들이 들어와 땅과 여자를 뺏어 밭에 씨를 뿌려 혼혈을 조직적으로 일삼아 순수한 한민족의 피가 더럽혀질 것' 등 상식적으로 봐도 말이 안 되는 유언비어를 바탕으로 허위 선동을 하는 행위가 인터넷 상에서 일어난다.

외국인에게 내국인도 안 해주는 특혜를 퍼준다느니 100만 명이 몰려와 경제를 잡아먹는다느니 하는 레퍼토리는 전형적인 이슬람공포증이다. 결론적으로 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니까 JTBC에서 사실 확인에 나섰는데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순니파 기준으로) 이맘은 예배할 때 앞에서 예배를 집전하는 사람이지 공식적으로 특정한 직위를 지칭하는 단어가 아니다. 비교하자면 차를 운전할 줄 아는 사람이 차를 타고 운전하면 "운전자"가 되는 거지, "운전자"라는 어휘 자체가 특정한 직업이나 위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헛소문에 가세하여, 2010년대 들어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의 출현 및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폭력적인 이슬람 근본주의의 만행으로 한국에도 이슬람공포증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할랄 푸드 단지 조성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오죽하면 2000년대만 해도 반종교 성향이 강했던 다문화 반대운동 세력들조차 이 부분에서만큼은 기독교 근본주의 측 주장에 동조할 정도.

시사인 보도에 따르면 2016년 당시 할랄 푸드와 관련해 당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정책은 차은택의 아이디어로 발안된 것이었다고 한다.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는 2016년 3월 28일자 대통령 지시 사항 메모로 ‘강원도 최문순 지사 할랄 town 백지화→타 지역 사전 준비 ex)일산, 충북. 화장품’이라고 쓰여 있는데, 이는 나흘 전인 3월 24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기독교계의 반대에 부딪혀 강원도 할랄 타운 사업을 백지화하자, 다른 지역을 사전에 준비하라는 의미로 할랄 타운 후보지로 일산이나 충북을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해당 보도에서는 해양수산부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수산물 할랄 지원에 8억 7,000만 원 예산을 집행한 것에 대해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는데, 앞에서도 언급되었다시피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바다에서 잡은 것은 모두 너희의 음식으로 허용되느니라" 라고 해서 수산물은 거의 허용하는데다 이미 정부에서 할랄 인증 지원 사업 이전부터 이슬람 국가로 수출되던 효자 품목으로 굳이 한국에서 해산물까지 일일이 할랄 인증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