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말하자면, 공무원은 어느 나라 사회를 가든간에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최소한 인기 직업에 속하는 직종이다. 인기가 낮은 나라들도 상대적으로 낮을 뿐이지, 그렇다고 절대적인 경쟁률이 낮은 건 아니다. 가난한 나라도 국가 운영을 해야 하고 그러한 인력을 아무나 잡아서 강제로 공무원을 시키는 것도 안 되기에 유인책으로써 어느 정도의 소득 수준과 지위를 보장해주기 때문.
하지만 흔히 199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말단 공무원은 공부도 못하면서 별로 특기가 없는 순둥이들이나 일하는 곳이었다라고 이야기하는게 한국 사회의 중론이었고, 현대에도 나이 많으신 분들이나 보수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공감되고 있기는 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1990년대 초반까지 대졸자의 수가 적었는데 거기에다가 경제가 호황이라는 점까지 겹쳐서 대학 졸업을 하면 공무원보다 질 좋은 일자리를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봉급수준이 별로인 공무원보다 돈 더 주는 사기업을 더 선호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좋은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중-고졸들, 대학 중퇴자 내지는 사기업 퇴직자 출신들이 말단 공무원(서기보)으로 많이 몰렸고, 학력만능주의와 평생직장 개념이 사회 보편적이었던 IMF 이전 시절의 '저학력자 또는 중도퇴직자 = 공부도, 회사 생활도 못하는 나약한 무능력자'라고 사람들이 여기게 되었고, 그렇게 부정적인 인식이 박힌 것이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로는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 공무원은 5급이든 7급이든 9급이든 응시생이나 합격자 절대다수가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이며 평소 본인이 공부와는 담 쌓은 상태라 공부하는 습관이 갖춰지지 않은 사람은 함부로 도전해서는 안 될 직종이 되었다.
"공무원의 장점은 내가 절대로 안 짤린다는 것이고, 공무원의 단점은 나를 매우 괴롭히는 저 상사 새끼도 절대로 안 짤린다는 것이다!"라는 명언이 괜히 전·현직 공무원들 사이에서 나돌아다니는 게 아니다. 특히 공직의 경우 상극하보다 하극상을 더욱 엄정하게 처벌한다. 공직 자체가 철저한 계급 사회이기 때문. 하급 공무원들이 상급 공무원들에게 절대 복종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