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 "혹시 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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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 "혹시 무당?"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5차 토론회에 나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왼손 손바닥에 王(임금 왕) 자가 그려져 있었던 것이 뒤늦게 드러나서 논란이 된 사건.



10월 1일 5차 토론회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윤석열의 손바닥에 무언가 써져 있다는 논란이 촉발되었고 이후 다수의 사람들이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가 써져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그로 인해 왜 윤석열의 손바닥에 저런 글자가 써져 있는지 논란이 되었다.

우선 역술인, 혹은 무속인이 그려준 부적이 아니냐는 논란이 생겼다. 왜냐하면 무속에서 손바닥에 ‘王’자를 쓰는 것은 말발이 부족하거나 가기 싫은 자리에 가야할 때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두아 국민캠프 대변인은 지지자가 격려차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10월 1일 오전 후보가 차를 타려고 집 밖으로 나오는데 동네에 연세 좀 있으신 여성 주민 몇 분이 후보를 붙들고 ‘토론회 잘하시라’며 격려차 적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후보 손금을 따라 그은 건데 처음에 물티슈로 닦았지만 안 지워졌고, 알코올 성분이 있는 세정제로 다시 닦아도 지워지지 않았다”면서 “결국 지우지 못한 채 그대로 방송에 나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저 해명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면, 유성 마커는 에탄올로 매우 잘 지워진다. 유성매직의 기름 성분을 에탄올이 녹이기 때문. 결국 한국일보에서 '직접 실험해본 결과 유성 매직은 알코올 성분이 있는 손 소독제로 쉽게 지워졌다'고 반박했다. 유승민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5차 토론 전 9월 29일 간담회에 참석한 윤 후보의 왼손은 매우 깨끗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회성 해프닝이라는 윤석열 캠프의 첫 해명와 달리,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윤석열 후보 손바닥에 유사한 형태의 글씨가 적힌 것으로 보이는 앞선 토론회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9월 26일 3차 토론회, 9월 28일 4차 토론회에서도 왼쪽 손바닥에 글씨가 발견됐다.



세 번의 토론 모두 왼쪽 손바닥에 王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있다.

윤석열 캠프의 윤희석 대변인은 "윤 후보와 같은 동네에 사는 연세가 높은 여성 지지자 한 분이 토론회를 할 때마다 '王'자를 써준 것"이라며 "3차 토론회 때부터 써준 것으로 파악되는데 5차 토론회에서는 유독 크게 쓰면서 대중에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지자는 윤석열 후보의 집에서 일하는 도우미와 아는 사이여서 윤 전 총장이 집에서 나와 방송국으로 출발하는 때를 파악해 '王'자를 토론회 때마다 여러차례 써줄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중앙일보는 특정할 수 있는 인물인지 여부에 대해 캠프에서 ‘윤 후보의 가사 도우미와 아는 분’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가 이후 “특정할 수 없다”, “지나가는 분들” 등으로 말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통해 "전에는 국민을 '백성'이라고 일컫더니 대통령은 '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윤 후보의 정치 비전은 '절대왕정'인 것이냐,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소유하겠다는 시대착오적이고 불순한 태도가 민주국가의 대선 후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향수냐, 우리 국민은 무능한 지도자가 미신과 주술에 의존해 결단을 내렸을 때 어떤 위기를 겪었는지 기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송영길 대표 또한 "주술에 의거한 것인지, 부적처럼 왕 자를 쓰는 것을 보고 최순실 시대로 돌아가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술에 의거해 왕(王)자를 부적처럼 들고나오는 황당한 상황”이라며 "이상한 주술적 행태가 우리 대한민국의 수준을 우스꽝스럽게 만들지 않나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 측에서는 "국민의힘 대선주자 간 부적정치 논란을 보면 국민의힘은 아직도 최순실 망령이 떠도는 주술집단 같다"고 논평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정운영을 전문가에게 묻지 않고, 무속인과 상의해서 결정하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며 "한편으로는 얼마나 준비가 안 됐으면 매번 무속신앙에 의존했을까 측은하기도 하다"는 글을 올렸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같은 동네에 사는 할머니가 어떻게 윤석열 집 나가는 시간을 정확히 알고 세 번씩이나 써주셨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유력 정치인을 만날 때도 점쟁이를 대동해서 나갔다던데 주술에 의존하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