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e커머스 계열사인 G마켓과 SSG닷컴에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이로써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두 회사의 체질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뼈를 깎는 쇄신이 필요하다"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G마켓의 새로운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알리바바코리아를 이끌었던 정형권 전 총괄이 선임되었다. 정형권 대표는 글로벌 투자은행에서 15년간의 경험을 쌓고 쿠팡에서 재무담당 임원,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신세계는 그의 재무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높이 평가해 G마켓의 체질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정형권 대표 외에도 신세계는 G마켓의 핵심 임원들 또한 외부 출신으로 교체했다. 네이버 출신의 김정우 상무가 최고제품책임자(CPO)에, 쿠팡 출신의 오참 상무가 테크본부장에 임명되었다. 이러한 외부 인사 영입은 신세계의 쇄신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SSG닷컴의 새로운 대표이사로는 내부 출신인 최훈학 전무가 내정되었다. 최훈학 대표는 신세계그룹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왔으며, 최근에는 SSG닷컴의 영업본부장을 맡아왔다. 그룹 측은 SSG닷컴의 특성상 내부 인사가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 개편은 정용진 회장의 강력한 쇄신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회장으로 승진한 뒤, 그룹 경영전략실에 계열사의 경쟁력과 시장 상황을 분석하는 '경영진단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신세계의 온라인 사업 경쟁력을 우선 분석했으며, 그 결과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정용진 회장은 최근 "신세계가 국내 유통시장을 선도해왔지만, 현재는 중요한 변곡점에 서있다"며 "이전과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그룹을 돌아보고 뼈를 깎는 쇄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러한 쇄신 의지가 외부 전문가 대거 영입이라는 충격 요법으로 구체화되었다.
신세계는 2021년 약 3조44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이베이로부터 G마켓을 인수하며,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장악하려 했다. 그러나 인수 후 3년이 지난 현재, G마켓은 적자를 기록하며 존재감이 약화되었다. SSG닷컴 역시 2021년부터 3년 연속 1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G마켓의 적자는 주로 대규모 투자와 운영비 증가에서 비롯되었다.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던 G마켓이 2022년부터 해마다 수백억원씩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는 신세계그룹이 빠르게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SSG닷컴의 적자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SSG닷컴은 쿠팡처럼 상품을 대규모로 직매입하고 대형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했으나, 이는 큰 손실로 이어졌다. 최근 SSG닷컴은 물류망을 직접 운영하는 계획을 철회하고 CJ대한통운에 위탁하기로 결정했다.
정용진 회장의 결단과 새로운 인사들이 이끌어갈 신세계의 e커머스 사업은 앞으로의 변화가 주목된다. 신세계그룹이 이번 혁신을 통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그리고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의 입지를 어떻게 회복할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