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6일을 전후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의원 총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의 탄핵을 공식 제안하면서 발생한 사건.
당 내부의 혼란이 이어지면서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함에 따라 ‘이준석 책임론’이 언급된 가운데, 상황에 따른 비상 조치인 것으로 해석된다.
6일 비공개 의원총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늘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의총인데 당 대표가 변하는 모습을 아직 볼 수 없다”며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이제 당 대표 사퇴에 대해 결심을 할 때가 됐고 여기서 결정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는 의총의 탄핵결의일뿐 의총 결의의 법적 구속력같은 건 없고 탄핵 발의조차 할 수 없어서 실제로 이준석 대표를 끌어내리는 것은 현행 당규상 어렵다. 정확히 말하면 애초에 당 대표 등에 대한 탄핵 제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관련기사
이준석 대표의 직위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당원소환제로만 가능한데 그 절차도 복잡하고 거쳐야할 과정이 많아 지금 진행한다고 해도 대선 선거운동 및 지선 예비선거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당원소환을 진행하기엔 너무 시간이 부족해 대선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의총의 탄핵결의는 실제로 이준석 탄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이준석 대표의 자진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행위 정도 이상의 강제성은 가지지 않는다.
그동안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기존 선대위 해산과 온갖 고생 끝에 윤석열 후보 측에서 이준석과 다시 화해의 행동을 취하면서 이 사건과 두사람의 오랜 내홍은 화합으로 막을 내리며 끝났다. 이러한 결과에는 의원총회가 있었던 1월 6일에 선대위를 통해 공개 면접으로 뽑은 청년보좌역 27명과의 대화에서 이준석을 내치면 진다면서 한 명은 아예 그 자리에서 사퇴하는 등의 쓴소리도 한몫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준석도 또 나가는 일이 있다면 그때는 당대표 사퇴하겠다라고 밝힌 만큼, 제대로 윤석열을 지원해주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갈등이 아주 끝났다고 보는 것은 무리인 것이, 이준석 대표 당무 거부 사건 이후 울산 회동 또한 비슷한 결말로 끝났었다. 이번 화합도 2030 지지율이 하락하다못해 나락을 거듭하고 있는 윤석열과 사퇴 직전까지 몰린 이준석이 둘 다 벼랑 끝에 몰렸기에 마지못해 화합하는 모양세가 되어버렸고, 결정적으로 이준석이 그렇게 쳐내라고 발언했던 윤핵관들은 싸늘한 여론에 쫒겨나며 축출되긴 했지만 여전히 뒤에서 암약하고 있으며, 그 대가로 이준석이 모셔왔던 인물인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개편안에 격노하여 아예 내쫓아낸 상황이기에 갈등은 언제든지 다시 터질 수가 있다.
또한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다. 이준석 당대표의 권한이 남아있으며 함께 대선에서 질 경우 즉시 당무우선권이 사라지는 윤석열 후보와 달리 당대표는 사퇴하지 않는 한 당권, 가장 중요한 보궐선거 및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선이 패배로 끝났을 때 이준석이 즉시 사퇴하지 않는 한 이후 당권 및 공천권 싸움에 불리할 수밖에 없어서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이 지금처럼 후보에게 쏠리는 모양새. 이는 결코 윤석열 후보와 친윤들에게 좋은 신호가 아니다. 친윤들이 윤석열 후보에게 붙어있는 이유 역시 재보궐선거와 다가오는 지방선거 등에서 공천을 얻어 국회나 자치단체에 입성하려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준석이 당내 개혁과 재편이라는 기치 하에 자신들을 공천에서 배제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김종인과 이준석을 배제하려는 중이라는 분석이 다수이다.
지지자들의 화합 또한 별로 좋은 상황은 아니다. 윤석열의 지지층은 오히려 이준석을 내치지 않냐며 윤석열측을 비판하는 상황이고 이준석의 지지층은 아직도 윤석열의 행보에 고운 시선을 보내고 있지 않는 모습이다. 이준석-윤석열 갈등에서 이준석을 지지했던 홍준표의 지지층 사이에선 이준석에 대한 비토 의견이 강해지고 있다.
극한으로 치닫던 갈등이 갑작스럽게 봉합되었기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갈등의 여파와 서로간의 악감정들이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을 편들며 이준석을 성토하던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이준석을 향해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이 이준석 대표가 잘했다고 옹호한 분 아무도 안 계셨다. 그러던 것이 갑자기 이렇게 봉합으로 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그런 와중에 후보께서 안고 가겠다, 품고 가겠다. 이렇게 포용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며 "후보의 뜻을 그래도 따라주는 게 낫지 않겠느냐 하는 쪽으로 여론이 움직였다"라고 주장했다. 여전히 이준석에게 책임을 돌리면서 우리 후보님의 아량으로 너 봐주는 거다라는 맥락으로, 친윤이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움직임이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박수영 의원이 의원들 대표할 수 있는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상황에서 저라고 박 의원님에 대해서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것 아니다. 적당히 하시고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고 반격했다.
결국 일단은 갈등을 봉합했지만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 상태라는 것엔 이견이 없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발표했지만 당장에 지지율에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윤석열 본인의 의견이 아닌 이준석의 입김이 들어갔다고 보는 이들도 존재할 정도. 물론 그래도 조언을 아예 안듣고 반대로만 행동해서 이준석이 선대위에서 뛰쳐나가게 만들었던 때와 비교하면 조언을 듣기는 한다는 말이니 그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갈등이 봉합된 이후의 여론조사를 확인해야 알 수 있겠으나, 일단은 대선 국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준석을 지지하는 관점에서는 어쨌든 윤석열 후보가 굽히고 이준석 당대표의 말을 수용하기 때문에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는 이루어졌다.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6070에서는 이준석을 마뜩찮게 보는 시선이 많지만, 그 동안 윤석열 후보와 선대위가 쏟아낸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지 의사를 철회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준석이 맘에 안 든다고 이제와 그 지지를 철회할 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