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1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유럽 최대의 국가대항 노래 경연 대회로 이번에 67회째를 맞이 한다.
유럽방송연맹(EBU)에 소속된 각국의 방송사가 그해의 국가대표를 선발하여 노래와 퍼포먼스를 겨루는 경연 대회로 범유럽 다원 생방송 교환 시스템 "유로비전"을 통해 40여 개의 회원국의 지상파 텔레비전 및 라디오로 생중계된다. 2021년 기준 이 대회의 시청자 수는 약 1억 8,300만 명으로 세계구급 면모를 자랑하는 행사이며, 세계적으로 시청자가 무척 많은 방송이다.
1956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1년에 한 번씩 개최국을 바꿔가며 개최되고 있으며, 전 대회 우승자를 배출한 나라에서 다음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전통이다. 다만, 예산 문제 등으로 인해 개최지가 변경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본래대로라면 2022년 대회 우승을 차지한 우크라이나에서 개최하는 것이 맞으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에 영국 리버풀이 개최지로 최종 선정되었다.
물론 1956년 유로비전이 처음 개최된 이래로 꼭 우승국이 그 다음해에 개최하는 것은 아니었다. 유로비전이 처음 시작된 1956년부터 1962년 까지는 우승국가와 상관없이 EBU 회원국끼리 돌아가면서 개최되었고, 우승국이 그 다음해에 대회를 개최하는 관행이 시작된 것은 1963년부터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그랬다는 것이지 현재까지 오기까지 여러 변수가 존재했었다.
다음은 우승국이 그 다음해 개최를 하지 못한 사례이다.
1969년 스페인에서 개최한 대회에서는 우승 국가가 스페인,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4개 국가가 나왔는데 4개 국가중 네덜란드가 다음해인 1970년 대회를 개최하였다. 이쪽은 우승 국가가 다음 해에 개최한 케이스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우승을 하고도 개최를 포기해야 했다.
1971년 아일랜드에서 개최한 대회에서는 모나코가 우승하였으나 국토가 너무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관객들을 수용할 만한 장소가 없어 개최권을 다른 나라에 넘겼고 그 다음 해인 1972년 대회는 영국이 개최하였다.
1973년 룩셈부르크에서 개최한 대회에서는 또 룩셈부르크가 우승하였지만 두 번 연속으로 자국에서 대회를 열어야 했기에 비용 부담을 느끼고 개최권을 포기하였다. 그 다음 해인 1974년 유로비전 개최권은 영국이 가져갔다.
1979년 이스라엘에서 개최한 대회에서는 이스라엘이 작년에 이어 또 우승하였지만, 위와 같이 2연속 개최에 재정적인 부담을 느끼면서 그 다음 해인 1980년 유로비전 개최권을 네덜란드에게 넘겨주었다.
대체적으로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개최를 거부하였으며, 1969년의 경우는 그 당시 대회에 타이브레이커 룰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전년도 우승국이 각자의 이유로 그해 개최권을 포기하고 그 개최권을 넘겨받은 국가는 영국과 네덜란드가 유일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올해 끝난다고 해도 우크라이나는 현실적으로 나라 재건에 힘을 써야할 상황이기 때문에 2023년 유로비전 개최권을 타국에 넘겨줄 수도 있다.
결국 EBU는 우크라이나에서의 개최를 포기하고 준우승 국가인 영국의 BBC와 개최논의를 하기로 결정했으나 우크라이나 문화부 측에서는 이 결정에 반대하여 EBU와 협상할 것이라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 이 선언문에는 2022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우승 그룹인 Kalush의 리더 올레흐 프유크 및 2004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우승자인 루슬라나도 지지했다. 또한 영국 총리인 보리스 존슨도 우크라이나의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개최를 지지했다. 하지만 이 선언 이후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개최를 지지해달라는 내용의 댓글을 유로비전 관련 사이트에 마구잡이로 작성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한 위 선언문 링크의 레딧 글의 댓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크라이나 측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별로 지지하고 싶지는 않다는 의견이 많다. 심지어 우크라이나 현지인들조차 전쟁 중이면 당연히 불가능하고 전쟁이 끝나도 재건을 하는데 들어갈 비용이 많은데 노래 대회에 어떤 우크라이나인들이 돈을 쓰는 것에 찬성할까 하면서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
6월 23일, EBU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우크라이나에서 2023년 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로비전에 동원되는 수많은 스태프와 관람객들의 안전을 고려해서라도 우크라이나에서의 개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 #
결국 7월 25일, 2023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영국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이로써 영국은 3번째로 전년도 우승국으로부터 개최권을 넘겨받은 국가가 되었다. 다만, 우크라이나 요소가 들어가도록 우크라이나 공영 방송사인 PBC가 BBC와 협력하도록 합의되었다고 한다.
8월 13일, 후보도시 7개가 발표되었고, 10월 7일, 영국 리버풀이 개최지로 최종 선정되었다. 장소는 Liverpool Arena에서 열릴 예정이다.
재정적인 문제로 불가리아,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가 불참을 선언하고, 벨라루스는 2024년까지, 러시아는 무기한 출전 자격을 박탈당함에 따라 최종적으로 총 37개국이 참가하기로 결정되었다.
이번 대회부터 세미파이널에 한정하여 심사위원 투표를 폐지하고 100% 시청자 투표로만 파이널로 진출하는 국가를 결정하게 된다. 이는 2022년 대회에서 벌어졌던 심사위원 부정행위에 따른 조치이다. 해당 방식은 2009년 대회와 비슷하나, 그 당시에는 상위 9개 국가가 시청자 투표로 진출하고 나머지 한개 국가는 심사위원이 선정하는 방식이라는 차이가 있다.
본 대회 참가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도 투표가 가능해진다. 온라인에서 본인의 신용카드를 인증하는 방식으로 투표가 이루어지며, 이 투표를 전부 모아서 한 국가로 취급한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가 개최된 1956년부터 1965년까지는 노래의 언어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었지만 1965년에 스웨덴이 영어로 된 노래를 내놓자 1966년에 노래는 반드시 참가국의 공식 언어 중 하나로 불러야 한다는 규정이 생겼다. 그 후에 1973년에 그 규정이 풀렸다가 1977년에 다시 자국어로 부르게 했지만 이미 영어 노래를 고른 나라들(독일, 벨기에)은 그대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특별히 허가했다. 그러다가 1999년에 언어 제한이 풀려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좀 씁쓸하긴 하지만 영어로 노래를 부르면 승률이 오르기 때문에 자국어로만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진 후 영어로 노래를 부르는 참가국이 늘었지만 2010년 초반 이후 자국 언어로 된 곡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2012년 대회에 수많은 언어가 등장해 흠좀무 할 정도로 재미있었다는 평을 받았다. 오히려 요즘에는 영어로 부르는 것으로 욕을 먹을 정도. 2014년 대회 폴란드, 알바니아, 마케도니아의 곡이 발표 후에 영어로 바뀌어, 공식 웹사이트와 가수들의 유튜브 채널에 비난의 댓글이 쇄도한다. 프랑스나 스페인 같은 라틴계 국가는 주로 자국어로 노래하지만, 독일이나 스웨덴 등의 게르만계 국가는 주로 영어로 노래 부른다. 터키처럼 대회마다 자국어로 부를 때도 있고 영어로 부를 때도 있는 등 왔다 갔다 하는 경우도 있다.
2008년, 프랑스 같은 경우 영어로 된 노래를 출품했다는 이유로 여론이 악화되고 국회의원과 장관, 대통령 측근 등등 높으신 분들이 공개적으로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2016년 스페인에서 가사가 모두 영어로 된 곡을 출품시키자 스페인 왕립 학술원에서 비난 성명을 발표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금까지 모든 대회에서 자국어로만 노래한 국가는 영국, 호주, 포르투갈, 그리고 이탈리아 뿐이다. 2021년에는 포르투갈이 영어 노래를 내놓으면서 비영어권 국가는 이탈리아만 남게 되었다. 참고로 이스라엘도 2014년 까지는 자국어로 내다가 연이은 준결승 탈락으로 2015년 부터는 과감하게 영어로 노래를 부르며 2018년 대회에서 급기아 우승하면서 순항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랑받는 스웨덴 혼성그룹 아바(ABBA)는 74년 대회에서 'Waterloo'란 노래를 불러 우승을 그리고 타이타닉 주제곡 'My heart will go on'으로 유명한 셀린 디온도 88년 대회에 참가해서 우승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