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관련된 잘못된 상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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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관련된 잘못된 상식들



과일과 채소의 껍질은 몸에 좋은 성분이 많아서 껍질 째로 먹어야 한다.
껍질에 몸에 좋은 영양분이 있는건 사실이나 어떤 종은 껍질을 먹으면 위험한 것도 있으며 대부분은 병충해 방지를 위해 농약을 뿌린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것을 먹지 않는 이상은 농약에 중독될 위험이 있다. 껍질 속에 축적된 농약성분이 많기 때문.


한국 요리는 영양 균형이 잡힌 세계적인 웰빙식단이다.
한국은 채소 섭취량과 수산물 섭취량이 많고, 육류의 경우도 아시아에선 최상위권이다. 다만, 백반 특성상 먹는 반찬만 먹으면 영양 밸런스가 깨질 수 밖에 없고, 단백질 섭취도 일정한 음식을 꾸준히 먹는 방식이기 보다는, 회식이나 술자리 등에서 몰아서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개개인이 어떤 식으로 식단을 조절해가며 먹느냐에 따라 영양 밸런스가 달라지게 된다. 최근에는 한식 식단에서 나트륨과 탄수화물 과다 등의 건강에 해로운 측면도 지적되고 있다.



콩나물국에는 숙취해소를 돕는 아스파라긴산이 함유되어 있어서 해장국으로서는 아주 그만이다.
아스파라긴산은 숙취해소와 관계가 없다. 해장을 위해서는 미지근한 꿀물을 마시는 게 낫다.


나비탕은 관절염 치료에 좋다.
전혀 근거없는 속설이다. 한의학에서도 근거가 없는 주장이며, 위생이 나쁜 길고양이를 개인이 직접 잡아다 만들기에 안전한 식재료조차 되지 못한다. 이런 오해는 고양이가 흔히 좁은 곳 등을 유연하게 지나다닐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이지만, 고양이를 먹는다고 인간이 고양이처럼 되지는 않는다.

이와 유사한 것으로 "도가니탕은 소 연골을 활용했으니 관절염 치료에 좋다", "콩나물을 먹으면 콩나물처럼 키가 쑥쑥 큰다", "장어는 꼬리에 힘이 넘치기 때문에 꼬리가 정력에 가장 좋은 부위다", 그리고 가장 극단적일 사례로는 "용맹한 적 전사의 시신을 뜯어먹으면 그 용맹함이 내게 깃들 수 있다" 같은 것들이 있다. 이와 같은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 된다" 는 사고방식은 아주 유서 깊고 대중적인 유형의 속설이며, 따라서 'A라는 음식은 B라는 특징을 갖고 있으니, 내가 A를 먹으면 나도 B라는 특징을 얻을 것이다' 라는 논리를 내세우는 음식 효능 관련 주장이 있다면 일단 의심부터 해 보는 게 좋다.



설탕을 아이들에게 먹이면 버릇이 없어지고 머리가 나빠져서 애를 망친다. 설탕 같은 나쁜 식재료를 쓰지 말아야 한다.
부모가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면 이런 마인드를 갖게 된다. 이는 매우 단순한 실험으로 간단히 반박할 수 있다. 한 연구에서는 위와 같이 믿고 있는 부모들의 만5~7세 자녀들을 둘로 나누고, 한쪽은 아스파탐을 먹인 뒤 부모에게 사실 그대로 알려주었고, 다른 한쪽은 아스파탐을 먹인 뒤 부모에게는 설탕을 먹였다고 훼이크를 쳤다. 그러자 자신의 자녀가 설탕을 먹었다고 생각한 부모들이 자녀의 평범한 행동에 대해서 갑자기 일일이 통제하고 꾸중하기 시작했다.



흑설탕은 백설탕보다 몸에 좋다.
큰 의미는 없다. 어차피 원시적인 테크닉으로 졸이고 졸여서 캐러멜화(갈변)된 상태로 얻어지는 결과물이 바로 흑설탕이다. 약간의 영양분이 있다고 해도 그 정도는 다른 음식들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며, 그 본질은 여전히 설탕이기 때문에 살이 찌고 충치가 생긴다. 흑설탕은 보통의 설탕과는 다소 다른 독특한 풍미를 갖고 있긴 하지만, 그게 몸에 좋으냐 하면 거의 그렇지 않다.


시금치에는 철분이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다.
100g 당 2.71mg 에 불과하다. 초창기 실험방법의 한계점으로 인해 철분 함유량이 과대평가된 것이라고.
이와 관련하여 "1890년에 한 논문에서 소숫점을 빼먹고 35mg 이라는 초월적인 수치로 발표하는 실수를 범하는 바람에 잘못된 상식이 퍼지게 되었다" 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또한 잘못된 사실이라고 한다. YTN에서 카드뉴스에도 이것이 잘 반영되어 있다. 이 이야기를 처음 꺼낸 사람이 BMJ 의학저널에다 출처 표기 없이 그냥 썰을 푼 것인데 학계에 이것이 사실인 양 퍼져나갔다는 것.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은 의식적으로 자꾸 먹는 습관을 들이면 몸이 적응하여 점차 익숙해진다.
절대 아니다. 사람 잡고 싶지 않는다면 이런 위험한 오해는 당장 버려라. 오히려 먹으면 먹을수록 그 증세가 점점 악화되고 나중에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인해 생명을 위협받을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알레르기는 무슨 유당불내증 같은 게 아니다. 심지어는 소량으로도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땅콩, 계란, 토란.


라면은 훌륭한 비상식량이 될 수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면을 튀길 때 쓰는 유지 성분이 공기와 만나 변질될 수 있으며, 시중에 나온 면류 중 질소 포장되고 튀기지 않았다고 광고하는 제품이더라도 그 유통기한은 길어봐야 6개월 정도다. 게다가 라면을 조리하려면 불과 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상식량으로는 차라리 통조림, 특히 캔 형태로 밀봉된 전투식량이 더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