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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지그재그 형태로 5km에 달하는 터널 끝에 폐기물 저장소가 위치한다.
Onkalo, 핀란드어로 ‘은둔자’, '숨겨진 곳'을 뜻한다. 핀란드에서 추진하고 있는 방사능 폐기물의 심지층 '영구' 처분장이다.
2004년부터 건설 중에 있다. 18억 년 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지층을 기반으로 건설되며, 이 지층이 10만 년 정도는 변동이 없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단단한 화강암을 5km나 터널을 파야 해서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고 한다. 방사능 폐기물 처리를 위한 연구시설 공사도 진행 중이며, 바로 옆에 처리 시설도 함께 만들어질 예정이다.
방사능 폐기물은 철과 구리로 만들어진 지름 1m, 길이 3.5m~5.2m 크기에 이중구조로 만들어진 캐니스터에 수납되며, 외측에 완충재가 들어간다. 여러 겹으로 안전책을 강구해 치명적인 사태를 방지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2020년부터 100년간 6500톤 가량의 방사능 폐기물이 저장되며 무려 약 2100년경인 22세기에 영구폐쇄될 예정이다.
처분장소가 가득차면 입구를 두꺼운 콘크리트로 밀봉한 후 완전히 묻히게 되고, 이 일대는 처분 시설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환경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설계자들은 완전히 폐쇄된 후 이 곳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이 들어와 집도 짓고 건물도 지어 평범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바란다고.
이 시설은 그 목표 자체가 문제다. 10만년을 이상 없이 버티는 구조물을 지어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인류 문명의 역사가 1만년 전후인데 그 10배에 이르는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 지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실 '아무도 알 수 없다'라는 부분은 장점이 될 수도 있다. 50년 내로 고준위 방사성 원소에 중성자를 조사해서 안전한 핵종으로 만드는 기술이 나와서 이 모든 것이 뻘짓이 된다던가, 사고로 인해 유출이 되었는데 그 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로 인해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던가, 사실 유출되어 보아야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었다던가 할 수도 있다.
시설의 현실과는 별개로, 사람들이 이 시설에 관심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엄청난 세월과 거기서 오는 불확실성, 그리고 그걸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는 여러 방안들에서 오는 뭐라 형용하기 힘든 신비한 느낌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평범한 방사능 폐기물 저장소면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질리가 없으니...
만약 가까운 미래에 기술발전으로 시설이 의미를 잃는다해도 목적은 다르지만 시설 특유의 이미지가 컨텐츠화 되어 관광지화 될 가능성도 있다.
일단 10만 년간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데 목표가 있기 때문에, 후세의 인류가 파내면 실패로 끝나게 된다. 이를테면 불과 수천 년 전 고왕국 시대에 지어진 피라미드도 파라오가 자신의 무덤이 다시 열리지 않기를 바라고 들어오지 말라고 저주문을 새기고 거대한 화강암 벽돌로 무덤을 밀봉했으나, 현대는 커녕 이집트 중왕국 시대에(...) 도굴당한 것처럼 후세에 누군가가 온칼로를 발견하고, 보물이 담겨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든, 단순히 궁금해서든 파내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
물론, 지하 500m에 있는 시설을 발견하고 거기에 도달할 때까지 파낼 정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그게 핵폐기물 저장소인지 알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존재한다. 16세기 스웨덴에서 광물채취를 위해 수백m 깊이로 땅을 파들어간 기록이 있으므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 있으나, 광물 채취를 위한 굴착과 화강암반 굴착은 비교할 수 없는 작업이다.
그 이전에, 후세의 인류가 현재보다 더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을지, 아니면 어떠한 사건들이 발생해 석기시대로 돌아가버릴지조차도 단정 지을 수 없다. 심지어는 10만 년 뒤에 이 세상을 지배하는 동물이 인간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당장 100년, 200년(조차도 알 수 없지만)은 현재보다 훨씬 발전한 과학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이게 1,000년, 5,000년, 10,000년 이상이 되면 어떻게 될지 전혀 알 수 없다. 만약 온칼로가 발견된 시점에 매우 우수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위험을 피할 수 있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대형사고를 불러올 수도 있다.
다만 '아무도 알 수 없다'라는 주장을 남발하는 것은 곤란하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원자핵 자체를 파괴하여 안전한 핵종으로 바꾸는 기술이 상용화되어 이 시설물 자체가 삽질이 될 지 아닐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후세 인류의 침입이 야기 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는데 이 조건을 모두 뚫는 것이 '알 수 없다'라는 말 한 마디로 쉽게 될지는 각자가 판단할 일이다.
① 인류가 10만 년 안에 온칼로 시설의 존재와 방사능이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를 잊을 정도로 퇴보해야 한다.
②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현재의 문서들을 후세 인류가 해독할 수 없어야 한다.
③ 화강암반 혹은 콘크리트로 봉인된 지형을 수km이나 뚫을 기술력과 인력, 자본이 존재해야 한다.
④ 모든 경고를 완전히 무시할 정도로 눈치가 없어야 한다.
만약에 십만년에 가까운 세월 도중 인류 문명이 극적으로 후퇴한 결과,모든 역사적 사료가 단절되었 경우를 가정할 시 이 방사능 폐기물의 재발굴은 후손들의 미래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온칼로에 저장된 방사능 폐기물들은 최소 산업혁명 후기 이후에나 간신히 그 원인을 알수 있을 치명적인 방사능 오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만일 이런 식으로 방사능 물질이 유출될 경우 근방에 온칼로를 발굴할 수 있을 정도로 부흥했지만 그 만큼 운 없던 후대 문명이 자신들도 알지 못하는 재앙으로 파괴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이러한 충격적인 역사적 대격변은 오랜 기간동안 터부 중 하나로 남아 항후 지구문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온칼로가 건설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