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부정선거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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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 선거/부정선거 음모론

조선일보가 보수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 차단에 나섰다.

보수 유튜버들과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득표율(군소정당 제외 수치)이 수도권에서 모두 63%대와 36%대라며 정부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투표 결과에 승복 못하는 세력이 선거 후 제기하는 음모론이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미래통합당의 참패로 끝나자 미국 정치 마이너 갤러리, 일베저장소, 와이고수 등 극우 커뮤니티 및 파이낸스 투데이 같은 극우 언론, 그리고 극우 유튜버들 일각에서 제기된 부정선거 음모론이다. 이들은 21대 총선을 3.15 부정선거에 빗대 4.15 부정선거라는 명칭으로 부른다. 4월 25일 이후로는 민경욱, 김소연 등 낙선한 후보자들과 기독자유통일당 같은 정치인, 정당은 물론 이들과 대척점에 있는 일부 종북주의 성향 주체사상파 음모론자들의 호응도 일고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패배한 자들의 인지부조화에 따른 정신승리, 현실부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번 보수가 패배해버린 원인은 우연이나 부정선거 때문이 아니었다.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도 참패할 것이라고 예상을 하였다. 다만 이 정도로 참패할 줄은 몰랐던 모양인 셈. 이번 선거 결과는 철저하게 예고된 참패다. 미래통합당 산하 정책 기관인 여의도연구원에서는 선거 초 지역구 120석 정도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이후 선거운동 기간 동안 발생한 차명진 후보의 막말 논란 등으로 인해 선거 막바지 판세 분석에서는 지역구 102석까지 떨어졌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당 사무처에서는 현지의 분위기 등을 종합하여 계산한 결과 더 떨어진 지역구 90석 언저리를 얻을 것을 예측하였고, 당 기획조정국에서는 아예 최소 78석까지도 예측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극우/보수세력의 주장들은 정확히 8년 전, 나는 꼼수다 제작진이 제18대 대선 투표 과정에서 선거조작이 있었다는 음모론을 펼친 사례와 똑같은 수준으로 재림한 꼴이다. 거기에다 미래통합당은 음모론을 받아들이고 있는 일부 후보자들이 존재하고 선거 결과에 승복한다는 확실한 의견도 없이 이에 동조하듯 침묵하는 모습도 큰 비판거리이다. 평범한 시민 5명이 음모론을 믿는 것과 국회의원 5명이 음모론을 믿는 것은 그 무게가 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에, 그만큼 그 정당의 지지층이 음모론의 확산을 자정하지 못한다는 의미도 된다. 물론 뒤이어 이준석 최고위원 등이 음모론 저지에 부탁하며 호소를 하고 있지만 극우층에게는 여전히 씨알도 안 먹히고 있다.

또한 총선 전 2020년 2월 말 인터넷에서 극우세력을 필두로 퍼졌던 이른바 차이나 게이트의 연장선상에 위치한 음모론이기도 하다. 음모론이 시작된 곳이 차이나 게이트와 같은 우한 갤러리이기도 한데다, 차이나 게이트의 핵심 주장을 잘 살펴보면, 이번 선거결과를 왜 극우층들이 오기로라도 받아들일 수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다. 차이나 게이트를 비롯한 여론조작설을 굳게 믿고 있었던 극우층은 실제 결과를 받아들고 나서 자신들의 망상과 현실 간의 인지부조화가 올 수밖에 없었고, 차이나 게이트에서 주장했던 조선족에 의한 여론조작이 아니라면 답은 선거조작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해버리고야 만 것이다. 더 웃긴 것은 차이나 게이트를 들고 오며 선동과 날조를 일삼던 유명 극우 유튜버 일부는 오히려 총선 참패 후 선거조작 논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조작 음모론조차 '오랫동안 붙잡고 매달릴 만한 양질의 떡밥' 이 못된다는 걸 직감한 일부 정치 고단수들은 새롭게 QR코드라는 일반인이 반론하기 힘든 음모론으로 갈아타면서 어떻게든 자신들만의 주관적 신념을 현실이라고 믿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같은 보수계열 인사들도 대부분을 반박하며 거짓 선동이라 주장한다.

천안함 음모론과 함께 음모론은 돈이 된다는 블랙 코미디가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는 사례 중 하나로 남을 전망이다. 결국에는 극우층이 부정선거 긍정파와 부정파로 쪼개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덧붙여 조금 과장되게 말하자면, 핵분열을 방불케 할 정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극우의 분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극우정당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대한민국의 극우 세력은 꽤나 파란만장할 정도로 사안과 시각, 그리고 권력 구도에 따라서 이합집산이 자주 일어난다. 이러한 경향은 친박을 기수로 한 극우 성향 정당들의 행보만 봐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당장 새누리당(2017년)에서 대한애국당이 갈라져 나왔고, 우리공화당(2019년)이 친박신당과 쪼개지고, 우리공화당이 전광훈 목사가 주로 이끌던 기독자유당의 김문수계가 들어오면서 자유공화당이 되었다가, 김문수계가 다시 빠져나가면서 또 우리공화당(2020년)으로 당명이 바뀐다. 불과 이러한 일들이 꽤나 짧은 시간 동안에 일어났음을 생각해보면 과거 박근혜 편지가 무색해질 정도. 결국 이합집산을 반복하다 국회에서 아예 사라졌다.

4·15 총선 결과에 대한 실망과 분노 때문에 선거로 변화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하는 것이 이러한 음모론이 퍼지는 원인이라 지적하는 기사가 나왔다. 보수 유권자 "집단 화병" 호소, 2주 지속되면 우울증 위험

물론 반 미래통합당 성향의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저들이 뽑아준 이명박근혜 때문에 충격을 먹고 8년 동안 화병이 났었는데, 저들과 언론은 우리를 포용한 적이 없다'고 일축하거나, '쟤네들 아직도 정신 못 차려서 다행'이라고 조롱하는 이들도 있긴 하다. 사실 좌우를 막론하고 정치에 큰 관심이 없다면 진영논리, 정치병에 매몰되지 말고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분열 양상과 일반 시민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듯, 한국갤럽(2020년 5월 첫째주 기준)의 미래통합당 지지율은 17%로 또 다시 최저치를 찍고 만다. 이 결과는 결국 극우층들이 부정선거라는 거짓된 망상에서 벗어나 눈앞에 닥친 현실과 그동안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한, 어떤 정당을 지지하든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을 더 파멸로만 이끌 뿐이라는 것이 현실임을 증명하였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미래통합당을 지지하는 범보수/합리적 보수세력에게 돌아갈 뿐이다.

하도 부정선거 타령을 하니 일부 여당 지지자들은 이 맛에 부정선거한다는 식으로 조롱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니면 미래통합당이 103석이나 가져간 것이야말로 부정선거라고 조롱하거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지 2개월이 흐른 6월 시점에서 대부분 사람들의 예상대로 부정선거 음모론은 거의 잊힌 상태에 이르렀다. 언론도 무관심하고 국민들도 이런 허무맹랑한 주장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데다 정의연 비리의혹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 오거돈 성추행 사건,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사망 사건이라는 빅 이슈가 연달아 터지는 등 음모론 자체가 확산될 여지가 없이 눈 녹듯이 사라져버렸다. 현재까지도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유튜브와 미국 정치 마이너 갤러리, 주말의 도처에서 열리는 시위에서만 집중 활동하며 그 곳에서 꺼져가고 있는 음모론의 불씨를 연명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또한 음모론을 주장하며 이슈메이커 역할을 할만한 인물도 이들의 수장을 자처한 민경욱 정도 빼고는 없는 상황이라 음모론자들의 형세는 암울하기만 하다. 정치권 입장에서도 여당은 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에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고 야당 입장에서는 굳이 이런 저질 폐급 음모론을 들고 나오지 않아도 여당을 압박할 좋은 이슈거리가 생긴 시기라서 더욱 음모론에 동조할 여지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야당의 관심과 동조를 갈구하던 이들에게는 허탈하기 짝이 없는 전개라고 하겠다.

이 음모론자들은 과거 "19대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은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것이므로, 원래 박근혜가 하던 임기까지만 수행하고 임기가 끝나면,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 이상 있는 건 헌법 위반이다! 문재인 1년짜리 대통령이다!"라는 얼토당토 않는 주장을 한 적도 있다. 정작 궐위로 인한 선거에 대한 조항은 대한민국 헌법만 읽어봐도 사그라든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주장하자, 이 음모론을 주장하는 측이 다시 생기를 띄고 있다.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트럼프도 이제는 이상함을 느낄 것" 이라며 자신은 미국이 다음 희생자가 될 것임을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한 갤러리, 우파 유튜버 등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대상으로 먼저 시험한 다음 미국 대선에도 개입을 했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과 대중들이 그렇듯, 이 주장은 그저 몇몇 관종들의 주장으로만 보고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형국이다. 오히려 대부분은 트럼프가 추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며 그를 까고 있다.

또한 미국 대선이 오히려 한국의 부정선거 음모론을 잠재우는 효과도 일부 있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인물이나 집단의 상당수는 사전투표와 당일투표의 결과 차이가 많이 난다는 점에서부터 선거에 대한 의구심을 갖었는데, 미국 대선도 우편투표와 현장투표의 결과 차이가 꽤 많이 난다. 그래서 사전투표 조작설이 힘을 잃고 있다.

현재는 해당 음모론을 주장하던 미국 정치 마이너 갤러리가 역으로 디시인사이드에서 틀딱갤이라면서 조리돌림당하는 상태이다. 그 와중에 미얀마에서 군사정변이 발발하자, 군부가 내세운 명분인 '부정선거 근절'에 혹하여 그렇게 중국몽, 빨갱이를 운운하더니 정작 중국 공산당이 뒤를 봐 주고 있는 미얀마 군부를 옹호하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더 골 때리는 것은 진짜 종북 주사파들 중에서도 '부정선거 규탄을 위해 사상과 이념의 차이를 초월하여 협력해야 한다' 따위의 소음공해를 일으키는 자들이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민경욱이 이러한 종북 주사파(+환빠) 성향의 자칭 대한공산당 당수 최 모 씨가 발행하는 «월간 말»이란 선전물에다 투고를 할 정도면 말 다 한 셈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