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일본 공사 한국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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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일본 공사 한국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

2021년 7월 15일, 주한일본 총괄공사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尚)가 한국 언론 JTBC 소속 여성 기자와의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을 하고 있다"라는 성적 표현을 사용하며 모욕을 한 사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한 나라의 공사가 다른 나라의 대통령을 성적 표현으로 모욕한 전례없는 사건이다 보니 국내에서 좌우여야를 막론하고 비판하는 것은 물론, 일본 내부에서 또한 해당 발언에 대해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성적인 자위행위 외에 다른 의미로도 쓰일 수 있는 한자어 '자위(自慰)'라는 표현을 쓴 게 아니라 '마스터베이션'이라는, 명확히 성적인 자위행위만을 뜻하는 영어표현을 썼기 때문에 엄연한 비하 표현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7월 15일, JTBC 취재진은 주한 일본대사관의 수뇌부인 고위 관계자와 오찬면담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 면담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공개 간담회 자리는 아니었지만 기자와의 면담이라는 공식석상의 활동 중에 나온 발언인지라, 경악한 JTBC는 발언의 내용이 상식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이 사실을 보도하기로 결정하고 다음날 저녁 메인뉴스에서 단독 보도로 방송했다. 본인이 파견나와 있는 주재국의 대통령에 대해 성적인 발언을 한 것이기 때문에 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큰 논란이 되었다.

사건 당사자인 소마 공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터베이션"이라는 표현을 한 것은 부인하지 않았으며 대신 "절대로 문재인 대통령 개인을 지칭해서 그런 말을 쓰지 않았다"며 "여성 기자 앞에서 부적절한 말이라는 사죄도 하고 철회도 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소마 공사는 문제의 간담회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음담패설 발언을 사과한 직후에도 양국 관계에 큰 파문을 일으킬 만한 발언을 이어나간 것으로 보도되었다. 한국 정부가 먼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 '답안지를 제출해야 한다'는 고압적인 발언을 내놓기도 했고, 문 대통령이 오면 ‘정중히 맞이하겠다’고 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발언도 “외교적 표현일 뿐”이라는 등 한국 정부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주장을 이어 나갔다는 증언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이 사건을 근거로 소마 공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일본에 경질을 요구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외교부 측은 "가정에 근거한 발언은 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가 서울경찰청 수사를 받게 됐다.

본 사건이 중대한 외교 사고인 이유는 일본의 일개 민간인이 아닌 외교관이, 그것도 대사 다음으로 가장 직급이 높은 공사급 외교관이 타국의 국가원수에 대해 성희롱의 범주에 포함되는 망언을 한 것이다. 또한 한일관계의 냉각을 해소하려던 움직임에 다시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되었다.

아무리 사이가 좋지 않은 국가들의 관계라 하더라도, 타국의 국가원수를 험담하는 것만은 자제하는 것이 양국 간의 외교관계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실제로 공멸의 위기 속에서 상대와 대결했던 냉전 시기의 미국과 소련도 기자들 앞에서 성적인 음담패설로 상대국의 수장을 모욕하는 짓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일은 외교상 전례가 없는 망언으로, 일본 입장에서는 대형 외교 참사에 속하는 사건이다.

현존하는 국가 중 타국의 정상을 직접적으로 겨냥하여 막말을 외교언어로 사용하는 곳은 바로 북한이다. 북한은 과거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아비를 개처럼 쏘아죽인 미국에 치마폭을 들어보이는 더러운 창녀야' 박근혜 대통령 재임시기에는 '아양을 떠는 정치창녀의 역겨운 입맞춤', '더러운 민족 반역 매음부', '추악한 미국의 위안부'라고 인신공격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북쪽에서 사냥총 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긴다'고 비난하였다. 중국의 경우에는 '전랑외교'로 "우리 주권 해치면 눈 멀게 될 것" "중국을 괴롭히면 머리 깨져 피 흘릴 것"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라고 발언했었다. 그러나 북한이 이러한 저급한 외교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국제적 낙인을 수습하거나 지우려는 생각이 없기에 가능한 일로, 전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자 G7의 일원인 일본의 행동을 북한과 비교한다는 자체가 일본이 한일외교에 임하는 자세가 상당히 저열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로써 한일관계의 난국을 풀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했던 일본 총리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추진되었던 2020 도쿄 올림픽 기간 한국 대통령의 방일과 한일정상회담 논의는 결국 무산되었다.



보통은 서로 까대기 바쁜 정치판이지만, 한국의 대통령을 향한 공식적인 신분의 일본 외교관의 음담패설인데다가, 한국 언론 여성 기자를 앞에 두고 한 발언이기까지 하여 성희롱 논란까지 더해지며 여야 가릴 것 없이 한 목소리로 일본 정부와 외교당국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