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이 3조원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잠재 투자자들과 물밑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2차전지 업황에 대한 비관론이 나오고 있어 투자 유치 난도는 지난해보다는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3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자본시장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주요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증권사들과 접촉해 투자 유치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비엠은 별도의 주관사를 선정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투자 유치를 타진하고 있다. 투자 조건은 전환사채(CB)나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이 있다. 지난해에도 주관사 없이 CB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수요 조사 결과에 따라 투자 유치 금액은 변동될 수 있다. 조달 규모가 큰 데다 2차전지 업황에 대한 비관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단기 실적이 악화하면서 중장기 실적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목표가를 15만원으로 내린 증권사도 등장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분기 흑자 전환하며 6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2분기 실적은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022년 전년 대비 230% 증가한 영업이익(3807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다시 감소해 1560억원에 그쳤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주요 PEF 운용사들로부터 4400억원을 유치할 때 약속한 실적의 조건을 지키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난해와는 전기차 업황이 완전히 다른 점이 변수”라고 말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비엠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설비투자(CAPAX)를 해야 하고, 자금 조달도 꾸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7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우리프라이빗에쿼티, 프리미어파트너스, SKS프라이빗에쿼티, 이음프라이빗에쿼티,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등 7곳으로부터 44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번에 조달할 자금을 생산 설비 증설 등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외부 자금 조달이 계속 필요한 상황은 맞다”면서도 “투자 유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부분은 답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이번 투자 유치 노력은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한 단계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에코프로비엠은 지속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투자자들과의 협력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