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 가짜 수산업자 사기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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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 가짜 수산업자 사기 사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경상북도 포항시 구룡포읍 출신 김태우(43세)가 수산업자라고 거짓으로 자칭하며 포항에서 오징어 산업을 하겠다는 명목으로 사람들을 현혹해 백억 원 대 사기를 친 사건. 이 과정에서 전방위적인 정관계 인사와 모종의 커넥션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사기범 김태우는 원래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을 사칭하며 수천만~억 원대의 단위 사기를 치는 잡범이었다. 그러나 이후 교도소에 수감되었을 때, 월간조선 기자 출신 송승호와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안 좋은 쪽으로 급성장, 백억 원 대 사기꾼으로 규모가 커져버렸다.

김태우의 첫 사기행각은 2008년이었다. 당시 김태우는 법률사무소의 일개 알바생에 불과하였지만, 사무장을 사칭해 공탁 비용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변호사 사무장을 사칭해 개인회생·파산 절차를 진행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2008년부터 2009년 사이에 36명에게서 1억 6천만 원을 가로챘다. 가입 신청서나 계약서를 위조해 남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거나 정수기 임대 서비스를 받는 등 이른바 '생계형 사기'도 저질렀다고 한다.

주로 범행대상으로 삼은 이들은 파산 위기에 몰린 취약계층이었다. 당시 김태우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 36명 중 개인회생·파산과 관련해 피해를 입었던 이들만 27명이었다. 이들로부터 뜯어낸 돈은 7천여만 원 정도였다.

김태우는 이 사건으로 7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가 검거되어 2016년,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수감되었다. 그러나 복역하던 중 2017년 12월 30일, 특별사면 대상으로 선정되어 풀려났다. 사유는 특이할 것 없는 잡범이라는 이유라고 한다.

김 씨 사건에 관여했던 한 법조계 인사는 당시 "김 씨가 정치인이나 언론인, 유력인사와의 인맥을 과시하는 말을 한 적은 없으며, 겉으로는 점잖아 보였지만 말만 늘어놓는 전형적 사기꾼이었다." 하고 회상했다. 또, "피해자들과 합의해 오겠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 피해금액을 변제하지 못해 합의하지는 못했고, 자신이 사기 친 것을 갚을 능력도 없는 대책 없는 사람이었다."라고 증언했다.



김태우는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던 도중, 당시 그곳에 수감된 언론인 출신 송승호를 알게 되었다. 김 씨의 사기는 송승호(59)를 알고나서부터 더욱 대담해졌다. 그렇게 김씨는 출소 후 약 6개월 만에 다시 사기행각을 시작했다.

김태우는 고향인 포항에서 국회의원이 되길 바랐으며, 김씨 측의 관계자는 “김 회장은 정치를 하고 싶어했고, 고향인 포항 남구 선거구를 노리고 국회의원 공천도 받으려 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유력 정치인들에게 꾸준히 선물 공세를 한 것은 "정계 진출이란 꿈을 이루기 위한 일종의 투자였다”고 말했다.

김태우는 자신을 '1천억 원대 유산을 상속받고 고향인 경상북도 포항에서 어선 수십 척과 풀빌라, 고가 외제차량을 소유한 재력가'로 사칭했다. 그러면서 '선동 오징어' 사업을 한다며 투자금을 받아 가로채는 방식으로 2018년 6월부터 2021년 1월까지 7명으로부터 116억여 원을 가로챘다. 이 오징어 사업을 내세웠다는 점과 하술할 선물들이 독도 새우 등의 수산물인 터라 타이틀이 '가짜 수산업자'가 된 것이다.

김태우는 또 포항에서 조선소를 운영하고, 수산물 가공업체 운영자이며, 각종 사회단체에서 직책을 맡아 활동했다고 사칭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실체가 없는 거짓이었다.

피해자 가운데는 김무성 전 의원의 친형(83)도 있었는데, 그는 이 가짜 수산업자에게 무려 86억 5천만 원을 사기당한 이 사건 최대의 피해자다. 주민 증언에 따르면, 그는 회사 소재지인 구룡포읍에 가봤더니 그곳에 있는 것은 회사는커녕, 사실 시골 가정집(김씨가 예전에 살던 자택)만 있을 뿐 아무것도 없음을 알고는 충격과 분노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고 한다.

김태우가 이렇게까지 크게 벌일 수 있었던 이유는 송승호와 맺은 친분이었다. 송승호는 오랜 세월 기자로 일하면서 정치권 등 각계 유력인사들과 친분을 쌓았고 실제 정치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소속으로 경상북도 김천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려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구속되기도 했다.

또 김태우가 김무성 전 의원과 그 친형 등 유력 정치인 등 각계 주요인사들을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었다. 또 송승호의 도움을 발판 삼아 해당 유력인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신뢰와 투자금과 인맥을 얻었던 것.

김태우와 만난 적 있다는 정치권 인사는 "김 씨가 각 분야에 아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았다.", "모임이 끝나면 참석자들에게 메시지도 보내고 여기저기 돈도 주고 하는 사람인 듯했다." 하고 말했다.

그런데 김태우는 자신의 인맥 형성에 도움을 준 송승호조차도 오징어 사업 사기에 끌어들여 17억 5천만 원을 가로챘다.

결국 김태우는 2021년 4월 116억 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 수감되었다.

김태우는 또 '포항의 한 고급 펜션에서 친분 있는 지인에게 성접대를 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했다. 이 펜션은 하루 숙박비가 100만 원 가까이 된다. 경찰은 김 씨가 고급 펜션을 빌린 시점과 이 펜션에 누가 출입했는지 등을 조사하였다.

김태우는 또 2020년 5월 한국3X3농구위원회 회장으로 취임한 뒤 고향인 포항시를 찾아가 대회 개최를 위한 억대의 예산을 요청했다. 포항시는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김 씨의 요구를 거절했지만 김 씨는 주변에 '포항시와 긍정적으로 논의가 됐다. 세부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한 사기 피해자가 2020년 12월에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항의하자 자신의 수행원들과 함께 피해자를 협박(공동협박)하고, 그가 한달 후 과거 자신에게 팔았던 승용차를 회수하자 차를 받아내도록 수행원들을 교사(공동공갈 교사)하는 등의 짓들을 저질렀다.




송승호와의 관계



송승호는 20년 넘게 언론사 기자로 일했고, 건국대 특임교수를 지낸 바 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출마선언을 했으나 경선에서 현역인 이철우에게 밀려 공천탈락을 한 후 출마를 포기했다. 과거 김무성 전 의원 선거 캠프에서도 활동했던 인물인 것으로 전해진다. 송승호는 부산매일신문을 거쳐 월간조선에서 취재팀장으로 일했고, 이후 공기업 감사 등을 지냈다.

송승호는 이후 2016년 20대 총선 출마 과정에서 이철우 예비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2017년 4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된 바 있다.

송승호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 2017년 1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김천시 예비후보로 출마했던 송승호는 자신의 언론사 후배인 기자와 공모해 같은 정당의 다른 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해 해당 후보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허위성 기사를 낸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조선일보에서 취재기자로 근무하는 등 20년 가량 기자로 근무한 경험이 있고, 범행일 무렵에도 대학에서 언론홍보대학원 특임교수로 근무하는 등 오랜 기간 언론분야에서 근무했다." 하고 짚었다. 또 "이런 경력의 피고인이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해당 예비후보자에게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정적 기사에 대해 단지 B씨의 말만 듣고 그 내용을 사실로 믿었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B씨는 이 같은 기사를 게재하더라도 직접적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 가장 이익을 받는 사람은 피고인"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송승호와 검찰은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2017년 4월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송승호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범행동기 및 내용, 방법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하며 "(앞서) B씨는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B씨의 행동으로 인해 실제적으로 가장 큰 이익을 누리게 될 자는 피고인이고, 관여정도에 비춰 죄책이 결코 B씨보다 가볍다 할 수 없다.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라고 설명했다.

형을 깎으려다 오히려 실형을 선고받은 송승호는 항소심이 선고된 2017년 4월 이후 대구교도소에 수감됐다. 이곳에서 송승호는 2017년 2월경 수감된 김태우와 만나 친분을 쌓았다. 김태우는 이후 안동교도소로 옮겨졌고, 같은 해 12월 30일 특별 사면으로 풀려났다.

송승호는 월드투데이라는 인터넷 언론사에서 2018년 3월부터 실질적 발행인·편집인으로 일했는데, 이곳에서 김태우가 부회장으로 일했다고 한다. 김태우는 '인터넷 언론사 부회장'이라는 점을 이용해 인터넷신문윤리위 상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김태우는 송승호가 소개한 다른 정치인과 맺은 인연으로 2020년 5월엔 KXO(한국3x3농구위원회) 회장 자리에도 올랐다. 당시 취임식에는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엄성섭 TV조선 앵커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김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연예기획사 임원, 유명 연예인 등도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정봉주 전 의원, 유명 연예인들과 유명 농구선수들도 축하 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김태우는 최소 6개 남짓한 단체의 고위간부를 지냈다고 하지만, 이는 외관일 뿐 대체로 사실이 아닌 듯하다.

김태우는 김무성 전 의원의 팬을 자처하며 김무성과의 만남을 원했고, 이에 송승호는 김무성 의원을 소개해줬다. 이후 송승호는 그의 형도 소개해주었고, 김태우는 그에게 수십억 원대의 사기를 저지른다. 또 김무성 전 의원을 통해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등을 소개받았다. 이동훈을 통해서는 포항 북구 의원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을 소개받았으나, 당사자는 "사기꾼인 것 같아서 손절했다"고 해명했고, 아직 딱히 의혹이 없다.

또 송승호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의 변호사였던 박영수 특별검사를 소개해주었다. 이후 박영수는 아는 검사가 포항으로 내려가자 이곳 유력인사를 사칭하던 김씨를 이어주었다. 현재 이 둘은 모두 피의자로 입건되었다.

또한 이런 식으로 줄 타고 이동해 포항남부경찰서장, 엄성섭 앵커 등과도 안면을 텄고, 모 의원을 통해 박지원 국정원장까지도 알게 되었다.

이후 김태우는 송승호에게도 17억 5천만 원 상당의 사기를 쳤다. 송승호는 이 돈을 자신의 부동산 재산 등을 매각해 마련했으며 현재 금전적 고통에 시달린다고 한다. 송승호는 경찰 조사에서 김씨에게 사기당한 사실을 모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 혐의로 다시 구속된 김 씨는 경찰에 자신이 현직 부장검사, 총경급 경찰관, 전·현직 언론인 등을 소개받아 알고 지내며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그의 주장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현직 검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김 씨가 여야 불문하고 정치계 전방위적으로 로비를 자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말이 나오는 것에 더해, 문재인 대통령과도 안면이 있다고 떠들고 다니며 인맥을 과시했던 탓에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에서 편지·선물을 직접 보낼 경우에는 전부 기록으로 남겨놓는데 발송기록에 없고, 일반적인 청와대 편지·선물 양식에 맞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받았다는 편지와 선물은 가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