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의 레플리카 유니폼을 입은 폭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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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의 레플리카 유니폼을 입은 폭도들




2023년 1월 8일(현지 시각) 브라질의 수도인 브라질리아에서 룰라 행정부에 반발하여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에 의해 일어난 폭동이다.

트럼프-보우소나루의 비슷한 우익대중주의적 정치성향과 극성 지지층들의 음모론 수용적 태도를 감안하면 약 2년전에 있었던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에 어느정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급진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공격을 할 것이란 정보는 이미 2023년 첫 주에 퍼지고 있었다. 왓츠앱이나 텔레그램에서 주로 펴졌으며, 그들의 자료에 따르면 군중의 폭력적인 행동을 유발해 경찰의 진압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보이고 있었다.

현지시각 1월 8일 오후 6시경 삼부광장(Praça dos Três Poderes)이라고 불리는 브라질 대법원, 국가의회, 대통령궁이 모두 위치한 광장에 결집한 보우소나루의 급진 지지자들이 무력으로 여러 정부시설을 불법으로 침입, 점거하였다. 룰라 대통령은 사태 당시 브라질리아가 아닌 홍수 피해를 입은 상파울루에 있어 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

2년 전 비슷한 사건으로 곤혹을 치른 바가 있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룰라 대통령과 통화하여 폭동에 반대하고 브라질 정부의 입장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 외 9일 열린 북미 3국 정상회담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폭동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냈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등이 폭동 규탄 입장을 냈다.

같은 날 CNN과 BBC,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브라질 당국은 의회·대법원·대통령 집무실을 장악했던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폭동을 모두 진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진압을 담당한 브라질 정부 관계자는 트위터를 통해 수도 브라질리아 등 상황에 대해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몇 시간 안에 정상화 될 것"이라면서 "범죄자들에 대해 계속해서 신원을 확인하고 처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보우소나루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폭동을 일으킨 시위대와 관련이 없다면서 시위대를 비난했다. 보우소나루가 폭동을 부추겼다는 룰라 대통령의 비난에 대해서는 자신과 이번사태는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폭동 이후 브라질 연방 대법원은 치안 유지 실패를 이유로 브라질리아 주지사를 정직시켰다.

폭도들에 의해 대통령궁에 게시되어 있던 다수의 예술작품이 훼손 또는 도난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궁의 큐레이터 책임자인 호제리우 카르발류는 훼손된 예술품의 대부분이 복구 가능한 것으로 보이지만 발타자르의 시계만은 "복원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계의) 훼손은 그 역사적인 가치를 생각할 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밝혔다.

폭동 선동에 대한 수사의 칼날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향하자, 1월 10일 보우소나루는 직접 대선 불복 내용이 담긴 영상을 업로드했다가 즉시 삭제하는 추한 모습을 보였다.

1월 14일, 안데르송 토헤스 전 법무부 장관이 대선 불복 폭동에 관여한 혐의로 체포되었다.같은날 브라질 대법원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폭동 선동 혐의로 수사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1월 18일 폭동을 일으킨 시위대 중 39명을 쿠데타, 무장 범죄단체 결사, 공공기물파손 등 혐의로 먼저 기소했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기소가 있을 전망이다.

폭도들은 유독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의 레플리카 유니폼을 입은 이들이 많았는데, 폭동이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가 폐막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일어났기 때문. 또한 보우소나루 시기를 거치며 유니폼이 우익 세력의 상징인 것마냥 이용되기 시작한 것도 있다. 실제로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뉴욕타임스에서 브라질 대표팀을 다루면서 정치적 분열이 대표팀 내에서도 심해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던 점을 고려하면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룰라 행정부는 극우 세력이 폭동을 일으킬 수 있었던 원인에 보우소나루 시절 총기소지 규정 완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2월 1일 관련 규제를 다시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인 총포류 등록 기간을 60일간 운영하고, 이후 미신고된 총기 소지는 불법으로 간주해 처벌할 예정이다. 관리 주체를 군에서 경찰로 이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