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남 미성년자 강제 포경수술 방송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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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남 미성년자 강제 포경수술 방송 사건

<방송에서는 모자이크도 없었다>

2022년 9월 17일 살림남 방영분에서 홍성흔&김정임 부부가 2년 이상 거부 의사를 밝혀온 남중생 아들 홍화철과 친구들 4명까지 강제로 포경수술을 시키고, 그걸 수술실에서 나체로 수술을 진행하는 모습까지 방송에 내보내며, 이를 연출로 희화화하여 공중파에 띄워 인권 침해 및 아동 학대 논란이 일어난 사건이다.

우선 포경수술은 의학계에서도 찬반 논쟁이 굉장히 뜨거운 주제이며, 21세기 들어서는 아동 포경수술에 대해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게다가 한국의 비정상적인 포경수술 선호는 현재까지도 여러 비판을 받고 있다. 포경수술은 자신의 몸에 영구적인 변형을 일으키는 행위이며, 수술의 단점과 부작용이 존재하는 만큼 찬반 양측의 의견을 모두 들어보고 신중을 기해 결정해야 할 문제다.

그럼에도 해당 방영분에서는 비뇨기과 의사 홍성우 한 명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보여주며, 편향된 정보만을 아이들과 시청자들에게 주입하려 했다. 이렇게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에 수술의 단점과 부작용에 대한 정보는 쏙 빼놓고 편향된 정보만을 주입한 뒤 졸속으로 처리했으므로, 제작진 측의 "거부하던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주장에는 "정보 측면에서 고의적으로 불공평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자발적 참여라고 우긴다"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이들이 거부하는 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해당 방영분에서는 마치 어린아이가 겁을 먹어 생떼를 쓰고 있는 것처럼 묘사했으며, 포경수술을 권유하는 부모의 말을 마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인 것처럼, 홍성우의 상담 내용을 마치 올바른 성교육이라는 듯 매우 편향적으로 연출했다.

방송상에서 홍성우는 포경수술이 에이즈를 위시한 성병 예방 효과와 위생 관리에 이점이 있다고 주장했는데, 유튜브 등 여러 매체에서도 동일한 주장을 이어가고 있었고 그것은 2007년 WHO에서 진행한 아프리카 연구를 근거로 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이 그 주장을 반박하는, 2007년 이후에 진행된 수많은 연구가 존재한다. 더욱이 대중들은 TV 등지에 출연하여 돈벌이를 하는 쇼닥터의 사례가 워낙 많기 때문에 의사의 말이라고 무조건 신뢰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고, 구글에 검색만 해도 해외 학회의 논문들을 열람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 습득이 수월해졌기에 서구권 국가들의 여러 연구나 정보를 교차검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 덕분에 각종 커뮤니티나 기사 댓글에서도 '할 필요 없는 포경수술을 왜 강요하느냐'는 비판이 다수를 차지하며 이러한 포경수술은 대한민국의 비뇨기과 의사의 돈벌이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사태는 수술 받는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을 그대로 공개하는가 하면, 수술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하는 미친 짓을 하고, 아이들이 수술 후 아파하는 것까지 고스란히 찍어 인권 침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아이들이 모두 동의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랬을 확률이 매우 낮고, 초반에는 수술에 대한 동의만 부모를 통해 진행했다고 했을 뿐 수술 장면과 아파하는 걸 촬영하는 것까지에 대한 동의는 없었다. 게다가 수술 동의서는 수술 전에 원래 작성하는 것이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논란에 따르면 미성년자의 보호자 동의만으로 수술 장면의 촬영까진 가능하나, 그것이 공중파에 내보낼지 결정하는 초상권은 포함하지는 않는다.

출연자의 동의 없는 방송이 허용된다면, 앞으로 의료진이 수술 동의서를 근거로 유명인의 수술(연예인의 성형, 대통령의 수술 등) 과정을 공중파나 유튜브에 마음껏 공개하거나, 공개를 빌미로 협박할 수 있는(일반인의 성형 여부를 배우자 및 가족에게 공개 협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미성년자에게 자신의 포경수술과 그 반응을 공중파에서 재미를 목적으로 방영하는 것은 매우 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수술을 받은 아이들이 상하의를 탈의하고 아예 알몸으로 중요 부위만 가린 모습으로 방송에 나왔는데 이 또한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이들의 상체가 유두 부분을 포함해서 훤히 드러나는데, 그뿐만 아니라 옆태를 봐도 뭐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병원에서 수술을 할 때는 환자복을 입히고 수술 부위만 살짝 공개하는 게 정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는 일반적인 환자복 이외에도 유아용, 청소년용 환자복을 구비한다. 무엇보다도 비뇨기과의 특성상 남자 아이들이 고객 중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할 텐데 수술복이 없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럼에도 일부러 환자복을 입히지 않고 나체 상태로 수술을 집도하는 굉장히 어색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도 가지 않고 왜 그랬는지 이유를 알 수도 없는 행위이다.

만에 하나 미성년자의 옷을 필요 이상으로 벗긴 이유가 시청자 또는 제작진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었다면 명백한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한다.

방송상에서 보인 묘사에 더해, 해당 방영분에서는 수술을 한 뒤에 고통스러워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마치 재미있는 장면인 것처럼 희화화하여 편집하고 그것을 보고 웃는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을 비추면서 수술을 받은 아이들을 웃음거리 취급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며 "해당 미성년자들, 출연진, 제작진의 성별이 모두 반대였다면 어땠을까?"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성의 경우 피서지에서 비키니를 입은 여성이 출연해서 출연자들과 놀았다는 이유만으로 여론에게 두들겨맞은 뒤 제작진이 공개사과하고 언론 해명을 다니고, 남성이 방송 소재로 소개팅을 신청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비판을 받고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단체로 사과한 선례가 있다. 그런데 남성에 대해서는 미성년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박탈하고 나체로 수술을 시킨 장면까지 그대로 방송하며 희화화하는 것이 한국 남성의 성이 지나치게 낮게 취급되는 증거라는 주장이다.

집도의 홍성우가 수술하는 도중 한 말이 너무 지나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홍성우는 수술 중 환자에게 '이미 꽈추 짤렸어'라며 의료사고에 의한 거세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쓰기도 했고 '꼬추 예쁘게 잘 나왔다', '귀두 보고 나중에 인사해줘', '귀두 나와 있는 꽈추 예쁘지?' 등의 말도 했는데 이러한 단어 사용이 공영방송에 대놓고 나오기에는 수위가 너무 높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리고 수술하기 전에는 아이들과 상담을 하는 자리에서 '자위 얼마나 자주 해?' 같이 의료 행위와 무관한 성희롱에 가까운 질문을 지속적으로 이어갔다.

이런 자극적인 것을 재미있는 소재인 마냥 방송에 내보낸다는 것은 아이들의 성을 소재거리로 포장하는 지나친 성적 희화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성희롱 범죄라는 반응이 나왔다. 미성년자에다 사춘기인 학생들의 성을 너무 가볍게 취급했다는 의견이다.